1년전 아들에게 보낸 편지
어제 보낸 글은 오늘쯤 받아 보았겠구나.
하루가 다르게 봄 햇살이 따스해지고 이제 겨울의 꼬리도 조용히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한기(寒氣)가 느껴지지만 몸이 움츠려 들 정도는 아니다.
작년만 해도 2008년 대학입시에서 혹시나 불이익이 없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 하였는데,
오늘 신문기사들을 보니 지금까지 염려했던 내용은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 동안 늘 얘기해 왔던 바 이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우수한 아이들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결국, 너무나 당연한 논리이지만, 대학에서도 입시제도를 통해서
확인(確認)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와 이야기 한적도 있는데
“토끼와 거북이” 의 경주가 벌어진 무대가 산이 아닌 바다였다면,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정반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너의 장기를 살리기 위하여 경기장을 네가 유리한 무대로 바꿀 수 있도록 하라고
네게 충고해준 것을 기억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TEPS나 TOEIC, TOEFL에서 너의 장기를 활용하여
네 나름대로 만족스러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었으니,
그것은 분명 현명한 선택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걸림돌로 여겼을 지도 모르나, 너는 그것을 디딤돌로 활용하였음은
앞으로도 네가 설정해야 할 삶의 목표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을 결정함에 있어서
여러모로 시사(示唆) 해주는 바가 대단히 큰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 의 경주는,
상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승부가 정해져 있었으나,
의외의 결과 때문에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너는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교훈적인 내용을 다음과 같이 해석 할 수 있어야 한다.
거북이는 토끼와 싸움 이었으나, 토끼는 자기 자신과 싸움 이었다.
거북이는 눈에 보이는 토끼와 싸움이었으나, 토끼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토끼는 거북이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만 것이다.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네게 강조해 두었으나,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깨우쳐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네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스스로와 싸워서 철저하게 이기는 것” 이다.
혹자(或者)는 그것을 단순히 의지력(意志力) 이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개념(槪念)은 거기에 자신감(自信感)까지 더해진 것임을
첨언 해 주고자 한다.
이 싸움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싸움이라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네가 어느 정도 겪어 보았고, 그 결과로 열매의 단맛도 느껴 보았음을 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음도 안다.
첨부하는 자료는 일간지 발췌기사를 인터넷에서 프린트 했거나, 신문을 복사 한 것이다
별도로 신문을 접하지 못함을 예상하여 첨부 하였다.
일부 사립대 신입생들의 한문 실력을 한탄하는 기사도 있다.
그간 KPE한자능력 시험을 보아온 한일고의 혜안이 빛나는 순간 이기도 하다.
Korea Times 영어능력시험(www.timesenglishtest.com)이 있어 자료를 첨부 했으니
네가 생각해 보고, 너의 여건과 상황에 맞추어 참가여부를 검토해 봐라.
지난 번에는 논술(Essay writing)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능력 시험도 생긴 것 같다.
학습여건에 맞지 않으면, 안 해도 그만이다.
대입여건이 네게 우호적(友好的)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결과를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들에게만 해당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 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2008년 봄에
네가 맞게 될 햇살은
네 인생을 환하게 비춰주는 환희의 전조(前兆)가 될것임을 굳게 믿고,
이제 남은 고교생활을 만족스럽게 마무리하며,
입은 굳게 다물고 몸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멋진 사나이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너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예전부터 그래 왔지만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오후에
아빠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