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연태(烟台) 여행기
복잡한 머리나 정리하자는 지인들과, 3일간 중국 山東省 연태(烟台,yantai)에 다녀왔다.
연태(대) 라는 지명은 1938년 명대 홍무제때 지어졌으며, 왜구 침입시 연기를 올리는 봉수대가 있었다
하여 그런 지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연대는 남서쪽으로는 칭다오(靑島), 동쪽으로는 웨이하이(威海)와 인접해 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연태공항에서 우리의 짐을 싣기위해 주차해있던 차로, 공안(公安)들이 다가 오더니,
무슨 죽을 죄를 지은사람 대하듯이 험악한 언행으로 운전기사를 윽박지르고, 면허증을 빼앗더니
공항 인근에 있는 공안국(우리의 경찰 지구대 보다 큰 규모) 으로 차를 끌고 오라고 하며,
자기들이 앞서서 차를 몰고갔다.
차안에 있던 우리는 무척 당혹 스러웠다.
자기 나라를 찾은 관광객이며, 우리의 잘못도 아닌데 우리에겐 일언반구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태도였다.
명색이 북경 올림픽을 치룬다는 나라에서 이래가지고 되겠나 싶었으나, 쩔쩔매는 조선족 가이드 때문에
우리는 감정을 억제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주차하면 않되는 곳에서 짐을 실었다는 것인데 아무리 그렇다해도
차까지 운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승객들이 다니는 공항에서는 어디서나 다반사로 일어 날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전날 까지만 해도 단속하지를 않았다고 했다.
공안국 까지 끌려가서 차까지 움직 일 수 없게 되자, 당황한 가이드가 뛰어가더니
택시두대를 불러왔다.
우리 일행은 짐과 함께 두명씩 나누어 타고, 차량이 없어 텅빈 고속도로를 달렸다.
1시간정도 달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즉시 동해CC 몽고메리코스로 갔다.
▲ 동해CC 클럽하우스 입구 전경
몽고메리가 설계를 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골프장은 대부분 국내의 골프장 보다 어려운것 같다.
▲ 코스 이정표 - 오른쪽이 몽고메리 코스
▲ 클럽하우스 부페식당 벽에 걸린 몽고메리 사진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고향마을의 여동생같은 캐디들이 몇마디 않되는 한국말로 안내를 한다.
존댓말은 아예 없다. 경험상 기대도 않했지만
"사장님", " 번커(?) 오는쪽 반향 150야드 " 내지는 "올름막", "낼림막" '왼쪽 해저드" 등
몇마디 않되는 혀짧은 한국말로 안내를 해도 밉지가 않다.
중국에 오면 한국 골퍼는 강하게 클 수 있다.
답답하면 골퍼가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 담당캐디
▲ 라운딩후 백을 정리하는 캐디들
경기종료후 백을 정리하는 캐디들에게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좋아하였다.
자기들은 e-메일이 없다고 하여,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도착후 속이 불편해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식사를 제대로 못한 탓에 허기가 몰려 왔다.
샤워도 생략하고 호텔로 향했다.
▲ 숙소인 호텔 입구간판
이튿날은 아침 8시에 남산CC 레이크뷰(Lake view)로 출발했다.
아침식사를 클럽하우스 에서 한식으로 했는데 아주 훌륭했다. 짜지도 않고, 맛도 좋았다.
한국인을 배려해 한글로 안내되고 있었으며, 주말 인데도 사람이 없었다.
흔히 말하는 "대통령 골프"가 이런 것인가 싶었다.
▲ 레이크 뷰 클럽하우스 입구
▲ 클럽하우스 식탁위 풍경
코스의 난이도 대문에 한국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해가 되었다.
단 한홀도 쉬운 곳이 없다. 경사도 있고, 페어웨이가 넓지도 않다.
호수를 넘겨야 하고, 건너편 산속으로 쳐야한다.
우리 일행을 보니
싱글정도 치는 수준이면, 재미있고 도전 의식도 생기는 것같았다.
나는 볼을 많이 잃어버렸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해저드 투성이고.
그러지는 않다하더라도 풀이 많아서 볼을 찾기는 어려웠다.
▲ 클럽하우스에서 점심, 해산물 스프가 빠져있다
레이크뷰 클럽하우스 에서 점심은 정말 맛이 있었다.
오전에 같은 장소에서 먹었던 한식도 좋았지만, 우리식성을 간파한 가이드가 주문한 요리도
맛이 좋았다.
해산물을 넣고 끓인 맑은 스프는 시원하고 맛도 일품 이었다.
음식솜씨는 호텔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점심식사후 에는 인근의 산수코스로 이동 하였다.
▲ 산수클럽 하우스 입구
산수코스는 오전에 플레이한 레이크 뷰 코스와 같이 남산에 있지만, 골프장 풍경은 가히 수준급이다.
산위에서 아래의 큰호수를 내려다 보는 기분은 정말 상쾌 하였다.
카트가 없다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코스들이 진기하게 펼쳐져 있었다.
호수를 끼고 돌면서 펼쳐진 페어웨이하며, 산등성을 오르면 주위에 펼쳐지는 자연풍광은
가히 장관이었다.
넓은 국토를 가진 중국이 부러워 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일부 홀은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 갈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골프 치랴, 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기도 하였지만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이 너무 많았다.
코스가 어려워, 한국인들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 골프"는 여기서도 이어졌다.
▲ Par 3 에서 홀인원 미수사건 - 증거사진
일행중 한명이, Par3홀에서 계곡건너 그린을 향해 아이언을 휘둘렀는데,
잘 맞은 볼이 핀을 조금 지나 온그린 되는가 싶더니,
백스핀이 걸려 홀쪽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멀리 있는 우리 눈에도 이광경이 보였다.
그러더니 아쉽게도 0.5Cm 앞에서 멈추었다.
이름하여 홀인원 미수였다. 정말 두번 보기 어려운 장면 이었다.
티샷을 준비하던 다른 일행들의 장탄식이 이어졌다.
▲ 한국인들을 배려한 카드내부의 안내문
우리는 코스정상에서 산아래 넓게 펼쳐진 호수를 향해 호기있게 스윙하여 볼을 날려 보기도 하였다.
호수가로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공을 보면 가슴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퐁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튀어 오른다.
정말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골프장이다.
중간에 전통사찰로 보이는 아름다운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사찰옆에 그린이 위치한 정말 특색있는 골프장이다.
좋은 점수를 내는것도 중요 했지만,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산수(山水)CC에서는
행복한 시간의 연속 이었다.
▲ 산수CC 전경 - 눈아래 연못가에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왼쪽 건너로 티샷을 한다.
한국에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중국의 날씨는 너무나 좋았다.
경기후 샤워를 마치고 줄지어 환송하는 캐디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출발한지 얼마만에
가이드의 휴대 전화기가 울렸다.
카메라를 두고 갔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아차" 했다.
경치에 푹빠져 사진기를 카트에 둔채로 샤워를 끝내고 그냥 나온 뒤였다.
남산입구 정문에 카메라를 맡겨두겠다고 했단다.
정문쪽으로 나가는데 정문에 카메라를 맡기고, 급히 돌아오고있는 카트가 보였다.
2명의 캐디가 차를 멈춘 가이드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자기들이 못챙겨 드려서 죄송하다고 미안해 하였다. 역시 때묻지 않은 사람들이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100위안을 건넸으나 흠칫 놀라며 받지 않으려 했다.
가이드가 엄한 눈짓으로 받으라고 했더니 억지로 손을 내밀어 받았다.
하루에 2군데의 골프장에서 36홀을 돌았다.
식사후 술한잔을 하고나니 피곤이 몰려왔다.
3일차 돌아 오는날이 되었다.
어제 보다 30분 늦은 오전 8시30분에 모였다.
오늘은 불광CC로 옮겨서 라운딩을 했다.
연태를 상징하는 남산위에 위치한 거대한 불상을 멀리서 끼고 도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불광(佛光)CC 라고 하였다.
▲ 불광CC 클럽하우스 입구
▲ 불광CC로 가는길에 바라본 남산대불(南山大佛)
불광CC도 경치는 상당히 좋았다.
코스의 난이도는 산수CC보다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뒤에 따라 오는 팀도 없고, 앞서가는 팀도 없다.
골프장 전체가 우리 차지였다.
일요일인데 이래도 운영이 될수있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카트도로변에는 과수원이라도 되는듯 살구가 많이도 열렸다.
남자 캐디들이 수시로 따다 주며 먹으라고 하는데, 맛이 좋았다.
▲ 도로변 열매가 탐스럽게 달린 살구나무들
▲ 불광코스 7번홀
개인적 으로는 불광코스가 제일 어렵다고 느껴졌다.
연일 강행군으로 피곤하기도 하고, 아침부터 날씨가 푹푹 찌는 바람에 기운이 없기도 했다.
물론 공도 잘맞지도 않았고, 일행들도 매홀마다 몇개씩 공을 잃어버렸다.
다른 곳도 그랬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하면, 그 볼은 찾을 수가 없었다.
캐디들도 으례히 그렇다는 듯이 애써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볼도 부족해서, 우선 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그늘집도 한군데 뿐 인지라, 뜨거운 태양을 피할 곳을 찾기도 어려웠다.
일행들의 동의를 구해서 오전 18홀만 치기로 했다.
처음에는 오후에 추가로 18홀을 더치자, 비행기 시간때문에 어렵다면 9홀만 이라도 더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막상 오전시간이 지나자 18홀로 끝내고, 차라리 발맛사지를 받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출국까지 남은 시간은 호텔에서 발맛사지를 받기로 했다.
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향했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는 차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유료도로 이기 때문인지
관광객을 태운 차량이외에 대부분이 차량들은 인근의 국도로 다니는것이 보였다.
중간에 물을 사기위해 휴게실에 들렀는데, 거기서도 정차되어있는 차량을 찾기 힘들었다.
우루무치 까지 이어진다는 고속도로를 달려 연태공항에 도착을 하였다.
▲ 연태공항
출발시각을 알리며 보딩을 하라는 소리에 Gate로 들어가는데, 사람이 지나갈때 마다 벨소리가
나며 인원을 카운트 하는것이 참 이채로웠다.
승객으로 가득한 비행기 내부에 발을 딛자마자 더운기운이 훅끼쳐 마치 사우나를 방불케 한다.
에어컨을 틀지 않느냐는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애꿎은 한국인 여승무원들이 곤욕을 치루었다.
중국동방항공
기름값 절감 때문이 아니냐며, 승객들이 저마다 의견을 쏟아냈다.
우리도 아마 그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으로 중국인 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장한 한국인 스튜어디스가 기장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설명을 해도
승객들의 볼멘소리가 계속터져 나오고 있었다.
골프장에서는 햇볕이 쨍쨍하고 무더워도 아무소리 없이 잘 견디면서
비행기 내부가 더운 것은 잠시도 참지못한다.
속으로 한국인 답다는 생각을 했다.
▲ 승객으로 가득한 인천행 동방항공 기내 - 에어컨을 만지는 승객의 손이 보인다.
이윽고 창밖으로 기체의 움직임이 보이더니 이내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 올랐다
3일간 72홀 4곳의 골프장을 돌았다.
국내에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라운딩을 마쳤다.
칠때는 힘이 들기도 하더니
막상 다 끝내고 돌아가는 마음이 다시 아쉬운 것을 보면
골프라는 운동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