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自酌)에 대하여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이백(李白)은 "월하독작(月下獨酌)" 이라는 시(詩)에서
"꽃사이에 놓인 한동이 술을 친한 이 없이 혼자 마시네" 하며
풍광좋은 봄날 달빛아래에서 홀로 술마시는 기분을
글로 표현했다.
학교 다니던 시절 "이태백(李太白)" 의 시를 한 두 구절 읇조리지 않은 이가 있을 까 마는
홀로 마시는 술도 "자작(自酌)" 이 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 혼자서 왼손으로 따라서 오른손으로 마시기 " 쯤 되면
나름의 철학이 따르지 못하면, 연출하기 어려운 장면이 될터이다.
TV에 등장하는 우아한 장소에서는 "자작" 을 할 수 없다.
그런 곳에서 홀로마시는 광경을 연출하게 되면,
아마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반드시 혼자 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작을 위해서는 적당히 허름 한 집을 골라야 하고
"군중 속의 고독" 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야
맛 볼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누구하고 이야기 하기도 싫고, 혼자만 생각 하고 싶을 때.
누가 쳐다보아도, 개의치 않을 만큼의 내공(內攻)이 쌓였을 때.
말 한마디 없이도, 소주 한병을 비 울 수 있을 만큼의 주력(酒歷)이 있을 때.
연속해서 잔을 꺽지 않고 들이켜도, 감당 할 만큼의 저력(底力)이 뒷 받침 될때.
누가 보아도 추하지 않을 만큼의 경륜(經綸)이 묻어 나올때
이정도의 조건이 되면, 자작을 즐겨 볼만 하다.
처음 한잔은 쉽게 넘어간다.
왜?
화도나고, 나름대로 멋있어 보여야 하니까
꺽지 않고 3~4잔 까지는 문제가 없다.
홀로 생각을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
5잔부터는 시간이 좀 걸린다.
긴 호흡으로 감정도 삭이고, 걱정을 떨쳐버리려는 노력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머지 술을 비우다 보면
이제는 내가 주위를 살피며 마실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다.
"왜 소주 한병은 7잔, 홀수로 마시게 만들었을까? "
부터 시작하여
처음에 예상하지 못했던 생각이 떠 오를때 쯤이면,
"자작"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자작을 했다. 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