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속에서/사는 이야기

물리적 결합, 화학적 결합

카프1 2015. 7. 9. 12:03

 

언젠가부터 우리사회에서는 은행간 통합이라는 기사가 자주 눈에 띄었으며 뉴스시간에도 통합에 따르는

불협화음이 자주 보도되었다.

최근에도 하나은행 과 외환은행간 통합시도가 진행되고 있는데 압박과 회유로 진행 할 것이 아니라

합의서대로 이행하라는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양쪽의 주장에 일리가 있고 나름대로의 타탕성이 있기는 하겠지만,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상생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언론에서는 조직간의 통합을 표현할 때 흔히 물리적 결합이니 화학적 결합이니 하는 표현을 쓴다.

통합된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설탕이 물에 녹아서 외형적으로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각자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는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수소(H)와 산소(O)가 결합하여

완전히 다른 물질인 물(H2O) 만들어 내어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 같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것이 조직이라고 한다면,

조직간의 통합은 같은 방향을 보고 모인 기존 단체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화학적 결합의 목적을 이루기는 어렵다.

조직의 통합이라는 인문사회학적 영역에 굳이 화학적 결합이라는 과학분야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조직 결합후의 효율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결합후의 결과로 이득이나 혜택을 보기 위한

주관 자들의 바램이 담긴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결합후의 결과는 긍정적인 면 과 부정적인 면 모두를 포함한다.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약 6개월 전에 두 개의 법인이 합의하여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두 회사에서 새로운 회사로 직원들이 옮겨왔다.

법적으로 필요한 등기절차도 마치고, 자본금을 투자한 법인에서는 절차에 따라 신규법인 설립공시도 하였다.

물질적인 결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초기의 계획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을 수도 있고,

예상보다 자금의 수요가 커지거나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물리적으로 결합된 조직은 이전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균열이 생기게 된다.

 

기존의 가치관들이 새로운 회사의 이념과 동일시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못한 상태에서는,

받아들이는 쪽에서 상대를 배려해주지 못 한다면 조직의 동화는 생각만큼 쉽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유사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보니 조직의 화학적인 결합을 위해서는 조직원의 심정적 동화(心情的 同化)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 일수 있는 리더십의 존재가 조직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화학적 결합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신한금융지주와 LG카드의 합병이 결정되었을 때 신한금융지주 측에서는

직의 화학적 결합을 표방하였다.

당시 LG카드를 받아 들이는 입장이었던 신한은행은 구성원들이 오히려 역차별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상대를 배려했다고 한다.

두 조직의 결합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간 지금까지 통합된 조직 내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뉴스를 접한 기억이 없다.  

 

외형적으로 변화 된 물리적 결합은 조그만 변화에도 조직이 심하게 흔들린다.

소금물은 조금만 가열하면 맛이 짜진다. 또 물이 증발해버리면 소금만 남게 될 것이다.

이전의 본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나기 위한 화학적인 결합은

구성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스스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리더십이 있을때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