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고함/나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이브의 단상

카프1 2010. 12. 24. 16:35

 

그 동안 나와 관련이 없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 쳤으나

지난 봄부터 이곳에 근무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정보가 있었다.

 

용인에도 8경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는 하였으나

용인시에서 발간하는 관광가이드 북에서 직접 확인을 하고 나니

내가 생활하는 곳이 용인8경에 속한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멀리 탁 트인 풍경을 시원하게 바라보면서

참 경치 좋다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도심의 찌든 공기 속에서 오래 생활해온 나로서는

아침저녁으로 느끼는 상쾌한 공기가 마치 휴양시설에서나 느껴보았던

기분을 떠 올리게 하였다.

 

철쭉꽂이 만개하던 봄, 사무실로 날아드는 풀벌레들을 쫓아야 했던 여름

그리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쓸쓸함이 흠뻑 묻어나던 가을을 지나

숨쉴 때 마다 콧속이 얼얼할 정도로 쨍 하게 추운 겨울의 한 가운데 서있다.

 

 

 

내일이 크리스마스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가슴속이 시리다.

지난 시간의 마무리가 참 힘들게 이어지고 있다.

규모와는 별개로 회사를 대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절절하게 느껴지는 요즈음 이다.

그것도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배우는 중이다.

분명한 진실인데도

그 진실을 사람에게 전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

 

억을 하다고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법의 판결을 두 번 이나 요청했으나 내 말을 믿지 않는다.

조세정의가 어떻고 하는 뻔 한 소리만 있을 뿐..  

정말 내용을 제대로 검토를 한 것인지도 믿을 수 없다.   

일을 저지른 자는 따로 있는데 그 위치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잘못이 되는 세상이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거나

그 보다 더한 고통을 겪는 것도

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인간의 행위를 판결하는 신의영역을

인간이 담당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 길을 내 아이도 걸어 가고자 한다.

 

그래서

추운 겨울바람, 옷깃을 파고 드는 찬바람이지만

답답한 가슴속 응어리를 날려야겠다.

 

찬바람

차가운 기운은 이제 사라질 것이다.

지나온 계절이 그러 했듯이

차가운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훈풍은 다시 불어 올 것이다.

 

 

▲ 눈밭의 일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한해가 저물어 간다.

그렇지만 의미있는 변화도 있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구분한 시간의 마디 이지만

다시 떠오를 찬란한 태양을 기다리며

나는 지금 한해의 끝 자락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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